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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한국 부자 보고서 뜯어보기: 3,000조 원의 흐름이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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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한국 부자 보고서

KB금융그룹의 「2025 한국 부자 보고서」를 심층 분석한 포스팅입니다. 대한민국 0.9%의 자산가들이 어떻게 돈을 벌고, 쓰고, 불리는지, 그리고 3,000조 원에 달하는 거대한 부의 흐름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상세한 데이터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매년 연말이면 금융권에서 가장 주목하는 보고서 중 하나가 발간됩니다. 바로 KB금융그룹 경영연구소에서 발행하는 한국 부자 보고서입니다. 올해로 벌써 15년째를 맞이한 이 보고서는 대한민국 0.9%의 자산가들이 어떻게 돈을 벌고, 쓰고, 불리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정확한 나침반 역할을 해왔습니다.

오늘은 갓 발행된 <2025 한국 부자 보고서>를 꼼꼼하게 뜯어보며, 대한민국 부의 지도가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는 어떤 인사이트를 얻어야 할지 심층 분석해 보겠습니다.


대한민국 부자의 정의와 현황: 47만 명의 시대

보고서에서 정의하는 한국 부자의 기준은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을 보유한 개인입니다. 부동산을 포함한 총자산이 아니라, 당장 현금화 가능한 금융자산만 10억 원이 넘어야 한다는 점에서 꽤 높은 진입장벽이라 할 수 있습니다.

부자 수의 증가, 그러나 속도는 줄었다

2025년 기준 한국 부자의 수는 47만 6천 명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2024년 46만 1천 명 대비 약 3.2% 증가한 수치입니다.

한국 부자 수 추이 (2011~2025)

지난 15년간 한국 부자의 수는 매년 10% 가량 꾸준히 증가해왔습니다.

47만 6천 명이라는 수치는 2011년 13만 명과 비교하면 3.6배 이상 늘어난 것입니다. 지난 15년 동안 한국 부자의 수는 매년 평균 10% 가량 꾸준히 증가해 왔습니다. 다만, 최근인 2024년∼2025년의 증가폭(3.2%)은 과거 고성장기에 비해서는 다소 둔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금융자산 3,000조 원 시대 개막

부자의 수는 늘어나는 속도가 조금 줄었지만, 그들이 보유한 총 금융자산은 3,066조 원으로 전년 대비 8.5%나 증가했습니다. 처음으로 3천조 원을 돌파한 것입니다.

  • 해석: 부자의 머릿수보다 그들의 자산이 더 빠르게 불어났습니다. 이는 부의 양극화가 부자들 사이에서도 일어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특히 금융자산 100억∼300억 원을 보유한 고자산가와 300억 원 이상을 보유한 초고자산가의 자산 증가 속도가 일반 자산가(10∼100억 원)보다 빨랐습니다.

부자는 어디에 사는가?: 수도권 집중 심화

한국 부자의 거주지 분포를 보면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 집중 현상이 여전함을 알 수 있습니다.

한국 부자 거주지 분포 (2025)

한국 부자의 약 70%가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부자의 69.2%가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으며, 이는 전년 대비 약 5천 명 증가한 수치입니다. 부의 수도권 쏠림 현상은 자산 가치의 지역적 편차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자산 포트폴리오의 대전환: 부동산 불패 신화의 균열?

한국 부자들의 자산 구성은 오랫동안 부동산 몰빵 구조였습니다. 하지만 2025년 보고서는 미묘하지만 확실한 변화를 보여줍니다.

부동산 vs 금융자산 비중 변화

여전히 부동산 비중이 높지만, 그 기세가 한풀 꺾였습니다.

구분2024년2025년증감
부동산 자산55.4%54.8%▼ 0.6%p
금융 자산36.6%37.1%▲ 0.5%p
기타 자산8.0%8.1%▲ 0.1%p

2025 한국 부자 총자산 포트폴리오

여전히 부동산 비중이 높지만, 55% 아래로 떨어진 점이 주목할 만합니다.

부동산 자산 비중이 55% 아래로 떨어진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고금리 장기화와 부동산 규제, 그리고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부자들이 "더 이상 부동산만으로는 안 된다"는 인식을 갖기 시작했음을 보여줍니다. 반면, 주식 시장의 회복과 예적금 금리의 매력으로 금융자산 비중은 소폭 상승했습니다.

세부 자산 구성: 거주용 주택이 여전히 1순위

부동산 자산 내에서도 거주용 주택(31.0%)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빌딩/상가와 같은 투자용 부동산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공실률 증가와 수익률 저하에 따른 결과로 풀이됩니다.


부의 원천이 바뀌었다: '월급'과 '사업'의 약진

과거 보고서에서는 부자가 된 주된 원천으로 부동산 투자가 압도적 1위였습니다. 하지만 15년의 시계열을 놓고 보면 부의 원천이 드라마틱하게 변했습니다.

부의 원천 변화 (2011년 vs 2025년)

부동산 투자의 비중이 15년 만에 절반 이하로 줄어든 반면, 사업·금융·근로 소득의 비중은 확대되었습니다.

  • 부의 구성 변화: 2011년에는 부동산 투자(45.8%)가 부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으나, 2025년에는 22.0%로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습니다.
  • 새로운 주역: 그 빈자리를 채운 것은 사업소득(28.4% → 34.5%), 금융투자(8.2% → 16.8%), 그리고 근로소득(3.9% → 10.3%)입니다.

이제는 땅을 사서 묵혀두는 방식보다, 내 사업을 성공시키거나(사업소득), 전문직/임원으로서 높은 연봉을 받아(근로소득) 이를 금융자산으로 불리는 방식이 부자가 되는 주된 경로로 자리 잡았습니다. 상속·증여의 비중도 2011년 13.7%에서 2025년 16.5%로 소폭 증가하며 여전히 중요한 자산 형성 축임을 보여줍니다.


투자 트렌드: 그들은 지금 어디에 베팅하는가?

2025년 부자들의 투자 키워드는 안정 속의 기회 포착입니다.

유망 투자처: 주식과 AI, 그리고 금(Gold)

향후 1년 이내 고수익이 기대되는 투자처로 부자들은 무엇을 꼽았을까요?

  • 1위: 주식 (특히 해외 주식)
  • 2위: 채권 (금리 인하 기대감)
  • 3위: 금/보석 (안전 자산)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기타 자산에 대한 관심 급증입니다. 금/보석뿐만 아니라 예술품, 그리고 가상자산(암호화폐)에 대한 보유율이 늘어났습니다. 가상자산 보유율은 아직 낮지만, 증가 폭이 가파릅니다. 이는 부자들이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비트코인 등을 자산의 하나로 편입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합니다.

해외 주식 선호 현상 (서학개미 부자들)

부자들의 해외 주식 보유 개수가 늘어났습니다. 특히 미국 주식에 대한 선호도가 압도적이며, 투자 섹터는 AI(인공지능), 반도체, IT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한국 시장은 좁다"는 인식이 부자들 사이에서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부자들이 주목하는 주식 섹터 TOP 3]

  1. 반도체 / 디스플레이
  2. IT / 소프트웨어
  3. 인공지능 (AI)

부자의 기준과 인식: "100억은 있어야 부자"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부자의 기준과 실제 부자들이 생각하는 기준에는 차이가 있을까요?

부자의 커트라인: 총자산 100억 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부자들은 총자산 100억 원은 있어야 부자라고 생각합니다.

  • 부동산 자산: 최소 50억 원
  • 금융 자산: 최소 40억 원
  • 기타 자산: 최소 8억 원

흥미로운 점은 "스스로를 부자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금융자산 100억 원 이상을 가진 고자산가 그룹에서도 약 40%는 "나는 아직 부자가 아니다"라고 답했다는 것입니다. 부의 목표치는 가질수록 높아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육각형 부자(Hexagonal Rich)

이번 보고서에서 흥미로운 키워드는 육각형 부자입니다. 단순히 돈만 많은 것이 아니라, 다음의 요소를 두루 갖춘 부자를 지향한다는 것입니다.

  • 자산: 경제적 자유
  • 가족: 원만한 가족 관계
  • 건강: 신체적/정신적 건강
  • 인품: 사회적 존경과 매너
  • 사회적 관계: 신뢰할 수 있는 인맥

부자들은 미래의 부자들에게 "돈을 버는 과정에서 가족과 건강, 인품을 잃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돈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라는 철학이 엿보이는 대목입니다. 또한, 부자들은 성공적인 자산관리를 위한 지혜 1순위로 지속적인 금융지식 습득을 꼽았습니다. 이는 막연한 감(感)이 아닌,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입니다.


미래의 부자들을 위한 팁 (How-to)

보고서는 부자들이 부를 축적한 노하우인 종잣돈과 루틴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습니다.

종잣돈의 규모: 5억 원

부자들이 본격적으로 투자를 시작해 자산을 불리기 시작한 종잣돈의 평균 규모는 5억 원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종잣돈을 모으는 가장 주된 방법은 사업소득과 근로소득, 즉 본업이었습니다.

부자들의 아침 루틴

심층 인터뷰에 따르면, 부자들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경제 뉴스를 확인하는 루틴을 수십 년간 지속해 왔습니다.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기 위해", "시장의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매일 30분 이상 경제 기사를 읽고 트렌드를 파악합니다.


마무리하며: 보고서가 주는 시사점

2025 한국 부자 보고서를 통해 본 대한민국 부의 트렌드는 명확합니다.

  1. 부동산 불패 신화는 옛말이다. 자산 배분은 필수다.
  2. 본업(사업/근로)이 가장 강력한 시드머니 원천이다. 투자는 그 다음이다.
  3. 글로벌 투자와 신자산(금, 코인)에 눈을 떠야 한다.
  4. 진정한 부자는 돈 + 태도(Attitude)가 결정한다.

지금 당장 10억 원이 없더라도, 부자들의 사고방식과 포트폴리오 변화를 벤치마킹한다면, 우리도 '미래의 부자'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의 자산 포트폴리오는 어디를 향하고 있나요? 부자들의 흐름에 올라타 보시기 바랍니다.


출처

  • 보고서 원문: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2025 한국 부자 보고서
  • 저작권 및 인용 고지: 본 포스팅에 포함된 모든 차트와 그래프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보고서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필자가 직접 재가공 및 시각화한 것입니다. 원본 데이터의 저작권은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있으며, 정확한 수치와 상세 내용은 반드시 원문 보고서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